주간 칼리스토가
새벽 눈을 쓸다 멈추어
새벽 눈을 쓸다 멈추어 차지다. 뽀득뽀득 밟히는 소리가 새까맣게 굵은 선이 선명하게 보이듯 차고 날카롭게 귀에 박힐 만큼 차지다. 입자가 고와 그 사이사이에 공기가 들어 찰 자리가 없었는가 잠깐은 나의 내리누르는 몸을 잠시 버틴 것 같기도 하다. 밤새 긴 시간을 두고 느릿느릿 살피며 내려와 사이사이의 공간을 일부러 이를 맞춘 것처럼 빼곡하다. 비가 나름 굵은 팔뚝의 힘을 멈춘다. 빗살 사이사이에 걸린 눈이 그 안에서 뭉쳐 땅과 비의 마찰계수를 높인다. 힘을 빼고 물끄러미 쳐다보다 세상의 모든 일이 꼭 이래야 하는가 싶다. 누군가 밟은 발자국 아래의 그것은 쓸어 내기가 더욱더 벅차다. 그 오랜 시간에 차곡한 그대 같은 눈과 그렇게 밟고 간 흔적 같은 발자국을 보며 길게 뻗어가는 허연 입김 아래로 꺾이는 무..
2021. 12. 26.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