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죽어도 좋았던 문제였는데 시간이 무슨 상관이 있었으랴 십년은 순간이라고 생각했고 또 실제로 그랬다 시간을 보내는 건 나에겐 가장 쉬운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정작 중요했던 건 시간의 견딤이 쉬운 것과는 상관없이 그냥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허무하거나 공허함이 없이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그렇게 연기같이 사라지는 것들이... 그래서 지금 뭔가 굉장히 허전한 자유에 '처해'있다 마냥 '와~'하기가 굉장히 머쓱한... 시간이 지나면 또 익숙해지겠지만... 결코 의도하지 않게도...
어차피 우리가 도달 할 곳은 저 멀리 한 점처럼 보이지만 실상 지금과 그리 다르지 않다 우리가 사는 시간과 공간은 한 점에 수렴하지 않으니까
웅~ 웅~ 소리가 날 것 같지만 조용히 날린다 거대한 훼이 오직 바람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해 내는 효율 완전히 좋은 녀석 순식간에 짙은 안개가 끼어 끝을 볼 수 없으려니... 그래도 아쉬워 한 번 더 돌아보니 농무를 걷어 내고 끝을 보여주고야 마는 경이로운 뚝심 땡큐 철갑바람개비여 잘 보았다~~!!! https://jamongpick.com/24/14788
누군가 긁어 퍼 올리는 듯 포말은 언제나 힘차다 하얗게 일어나 힘것 밀려오다가 발밑으로 소금기 가득한 기포를 터트리며 모래사장으로 스며 사라진다 여기에 서 있든, 거기에 서 있는 멈추지 않는 연속성으로 끈질기게 기다려 주며, 불러 주며 끝끝내 앞에 세우고야 마는 지구의 양수여 내 너의 소리를 들으려 여기에 섰다 2014년 동해바다 jamongpick.com/41/14778
그 때 마음이 놓아 준 길로 그렇게 갔어야 했다 주저하다가, 망설이다가 지나친 시간들이 그대로 굳어져 박힌듯 서있는 이 자리에서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한 채 시간의 꽁무니를 놓지 못하고 있다 끊임없이 날리는 바람에 살 틈으로 골이 생겨 거칠어지고 그 사이로 상해버린 시간들이 박혀 차마 날리지 못하는 기억으로 쉬어지다 아쉬움으로 썩어 내린다 그 때... 마음이 놓아 준 길로 그렇게 갔어야 했다 jamongpick.com/41/14778
내가 잡고 있는 것은 너가 아닌 너에게 향한 내 마음의 끝자락 시간이 흘러 미끄러져 자연스레 빠져 나가기 마련인걸 손바닥의 땀을 번갈아 닦아가며 잡고, 잡고, 또 잡고 있는 너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놓아야 할 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