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유튜브 / / 2022. 1. 17. 12:00

군대는 꼭 가야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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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탈출 컬투쇼 웃긴 사연

 

 

사려 깊은 두 문장이

 

친구의 군생활을 구했네

 

'근데... 오빠 아이 아니야~' 

 

 

1996. 9. 10 군대를 가다~~!!!

 

군대를 갔다. 1996년 9월 10일 화요일

 

아직은 가을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어정쩡한 날이었습니다. 낮에는 여전히 덥고

 

아침저녁으로도 그렇게 선선해지기 바로 전, 여름을 벗고 가을로 기어 들어가기 바로 전이랄까

 

그런 날이었습니다.

 

그날은... 하필 높고 구름 한 점 없이 아주 파란... 아주 파란 하늘이 보이는  쾌청한 날씨였습니다.

 

전날의 과음으로 인한 숙취는 더 이상 늦은 기상의 이유가 될 수 없는 첫날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집을 나서던 그 순간에도 이 빌어먹을 하늘은

 

아침부터 높고 구름 한 점 없고 염병하게도 아주 파랬습니다. 아주...

 

전철을 타고 어찌어찌하여 도착한 곳은 영장에 친절히 안내되어있던

 

지금은 없어진 의정부시 용현동에 위치한 육군 306 보충대대였습니다.

 

짧게 잘린 머리를 모자 안에 숨긴 채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대의 앳된 젊은이들이

 

같이 온 가족들과 보충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고개를 들어 

 

또 그 염병할 높고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주 파랬습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모를 입소식이 또 어떻게 끝났는지 모를 무렵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연병장에 서 있었고, 입대 장병들을 제외한 가족들은 귀가를 서두르고 있었고,

 

정렬하여 서 있던 우리들 앞엔 눈이 보일락 말락 하게 모자를 깊게 눌러쓴 기간병 구대장이

 

여태껏 들어보지도 못한 전국 팔도에서 엄선된 듯한 온갖 살벌한 욕설을 하며

 

마치 겁먹은 쥐 무리 앞의 고양이처럼 죽일 듯이 내려보고 있었습니다. 뭐 굳이 저럴 필요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최소 일주일간은 극도의 긴장감에 배설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족이 보고 싶다~~!!!

 

어느새 신교대에 입소한 지 3주 차가 되어 사격 훈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간의 피나고, 알 배기고, 이가 갈린다는 PRI를 마치고,

 

두어 번의 영점 조절 사격을 마치고 실 사격을 들어가던 날이었습니다.

 

실사격은 사로에서 10발, 전진 무의탁으로 10발을 쏘는데

 

20발을 명중시키면 만발이라 하여 포상이 주어지고,

 

최소 12발은 명중시켜야 얼차려를 면하게 되어있었습니다.

 

수류탄 투척장과 마찬가지로 실탄이 든 권총을 찬 중대장을 

 

보며 긴장은 한층 더 가중되고 있었습니다. 나 말고도 모두가 그러했겠지요..

 

내 옆에 있던 동기는 가슴 주머니에서 입대 전 얻은 딸아이의 사진을 꺼내어 지긋이 보고는

 

자기 차례가 되어서야 조심스레 갈무리해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러더니 스무 발 만발...!!!

 

나는 12발 명중으로 겨우 얼차려를 면 할 수 있었고

 

내 동기는 스무 발 만발로 하루의 특별 휴가를 받아 집에 다녀왔습니다.

 

백일도 안된 딸아이가 아버지를 스나이퍼로 만든 걸 목격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군대에서 버틸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역시 가족밖에 없구나 깨닫던 날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첫날부터 엄마 생각하면서 보냈네요...

 

 

군대를 굳이 가야 하는가?

 

사실 온 국민이 져야 하는 4대의무사항이고 뭐고를 떠나서 개인적인 생각은 

 

거기도 어차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나름 배울 것도 많고,

 

말년에는 사회에서 필요한 기술을 익히거나 자격증을 딸 수 있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 공간 등

 

과거에 비해 여건이 매우 좋게 갖추어져 있다고 하고, 스마트폰도 이제는 시간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개선된다고 하며, 복무기간도  과거 우리 때의 2년 2개월 보다 8개월이나 줄어든  1년 6개월이라 하니 갔다 오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나는 다시 갈 생각은 요만큼도 없습니다. 꿈에 나오는 것도 싫습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지요?

 

 

추신 : 오늘도 전국각지에서 불철주야 사시사철 가족의 품을 떠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젊은이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THANK YOU FOR YOUR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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