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나라 안 / / 2021. 4. 4. 16:26

2013년 5월 태안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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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드리운다. 살짝 잡은 손바닥으로 스르르 물이 흐른다

 

어느 녀석은 다 안다는 듯이 꼬리 지느러미로 줄을 툭 치고 가버리고

 

호기심이 많은 녀석은 살짝 살짝 미끼를 톡톡 건드리고

 

약삭빠른 녀석은 조금씩 조금씩 미끼를 쪼아 먹고 달아난다

 

눈을 감고, 바람을 쓰다듬고 지나가는, 그 흐르듯 부드러운 손길을 음미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낚시의 참맛은 이런 걸 천천히 느끼는 일이다

 

 

 

요 앞 영식이는 이날 지구를 두어번 낚고는 채비를 걷었다

 

저기 뒤 태환이는 지 말만큼이나 탁월한 낚시 실력으로

 

낚싯줄만 한번 꼬아먹고 낚싯대를 놓았다

 

그래도 날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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